티스토리 뷰
SNL 크루들의 연기력이 직장인을 사로잡는 이유 : "저 사람, 우리 회사 누구랑 똑같은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는 캐릭터들’ ‘웃픈 현실’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리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해소제
sayok2518 2025. 2. 7. 09:20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그 장면. "자, 다음 안건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팀장이 묻는다.
"이거 누가 맡을래?"
이때 모두가 마치 미라처럼 굳어버린다.
SNL 크루들은 이런 직장인의 현실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재현한다. 정상훈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보면 마치 우리 회사에 있을 법한 ‘어디선가 많이 본 팀장’ 같다. 부하 직원들에게는 과하게 친한 척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이거 우리 팀에서 하면 좋을 것 같은데?"라며 일 떠넘기는 고수다. 이걸 보며 직장인들은 공감하면서도 폭소를 터뜨린다. 왜? 너무 현실 같아서.
김민교가 연기하는 ‘극한직업’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IT 회사에서 "개발자님, 이거 하루 안에 가능하죠?"라고 말하는 마케터, "고객이 원하는 대로만 하면 됩니다"라고 쉽게 말하는 기획자 등,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어본 상황을 절묘하게 재현한다.
이렇게 SNL은 직장인의 애환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그걸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저 사람, 우리 회사 누구랑 똑같은데?"
SNL 크루들이 연기를 잘하는 이유는 단순히 연기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그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 속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 이상하게 감성적인 사장님 – "우리 회사는 가족 같은 분위기야~"라며 직원들끼리 회식 강요하는 대표님.
- 팀장만 오면 괜히 바쁜 척하는 대리 – 평소에는 딴짓하다가 팀장님 지나가면 갑자기 바쁘게 키보드 두드리는 직원.
- 엑셀만 열면 뇌 정지 오는 신입사원 – "이거 그냥 엑셀 함수 하나 쓰면 돼"라고 하는데, 그 함수가 도대체 뭔지 모르는 신입.
SNL 크루들은 이런 캐릭터들을 실감나게 살려낸다. 예를 들어, 권혁수가 연기하는 ‘오버하는 상사’는 현실 직장인들의 피로를 한 방에 날려준다. "이번 프로젝트는 회사의 운명이 걸린 일이다! 죽을 각오로 해야 한다!"라는 대사 하나로 직장인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이렇게 크루들의 연기가 직장인들에게 통쾌한 이유는 우리가 직장에서 실제로 겪는 황당한 순간을 과장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짜증 날 일이지만, SNL에서는 웃음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는 캐릭터들’
우리는 회사에서 참을 때가 많다. 억울한 상황이 있어도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하고, 말도 안 되는 요청에도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고 해야 한다. 그런데 SNL에서는? 그걸 대신 터뜨려 준다.
- 사이다 발언하는 부하 직원 – 정상훈이 연기하는 어떤 캐릭터는 팀장님이 "이거 우리 팀에서 맡으면 좋을 것 같아"라고 하자 대놓고 "좋은 건 팀장님이 직접 하시죠?"라고 받아친다. 이걸 본 직장인들은 속으로 박수를 친다. "그래, 저렇게 말해야 하는데!"
- 억울함을 100배로 표현하는 직원 – "야근 수당? 팀장님이 그러시는데요, '회사에 기여하는 마음으로 하는 거지'래요!"라며 신입사원이 분노하는 장면은 현실 직장인들의 울분을 그대로 담아낸다.
우리는 현실에서 못하는 말을 SNL 크루들이 대신 해준다. 그러니까 통쾌할 수밖에.
‘웃픈 현실’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리다
SNL 크루들의 연기가 몰입도 높은 이유는 단순히 웃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겪는 현실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 억지 감동을 강요하는 사장님 – "우리는 한 배를 탄 가족입니다. 회사가 어려울 땐 함께 희생해야죠!"라는 말과 함께 나오는 구조조정 통보.
- 잔소리 폭격하는 꼰대 상사 – "우리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30분 동안 듣는 직원들의 표정.
이걸 현실에서 들으면 화가 나지만, SNL에서는 이걸 과장해서 보여주니까 오히려 웃음이 터진다. 그러면서 스트레스가 풀린다.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해소제
SNL 크루들의 연기가 직장인들에게 유독 인기가 많은 이유는 그들의 연기가 현실을 반영한 공감형 연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회의실에서, 사무실에서 겪었던 순간들이 SNL에서 코미디로 재탄생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SNL은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준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금요일 밤 SNL을 보면서 "그래, 이거야!"라고 외친다.
SNL 크루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는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해소제다.
그러니 다음 회의에서 팀장이 "이거 누가 할래?"라고 물으면, 이렇게 말하자.
"이거 SNL에서 본 적 있어요!" 😆